Sunday, August 21, 2011

영혼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- 심보선

영혼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- 심보선

나를 다스리는 자는 나를 아끼는 자가 아니라
고독하게 하는 자, 먼 곳을 바라보듯
나를 바라보는 자
죄의 얼룩이 아주 작게 보이는 곳으로
영혼을 최대한 멀리 던지는 자

두 명의 나
한 명은 죄인이고
다른 한 명은 말이 없다
단지 태어나고 죽어갈 뿐인 나는
말할 수 있는 것들을
말하지 못하고 있다
침묵은 나의 잘못, 그것이 나쁘고
슬프다는 것도 잘 안다

나는 자신 없는 속삭임으로
속삭인다, 나의 수호천사는 어디 있을까요
내가 태어날 때 환호성을 외치다
구름이 기도를 막아 추락했나 봐요
불운이란 정오에는 살아 있었는데
자정에는 죽어 있다는 사실이 아니에요

살면서 나는 영혼을 여기저기 흩뿌린다
아무도 그것들을 끌어 모아
다시 뭉쳐놓을 수 없도록
밤의 이쪽저쪽 낮의 구석구석에
나는 가끔 나무 두 그루 사이를 지나가고
그떄마다 누군가 나에게 외친다
이야아아, 잠깐만 멈춰!
바로 거기, 거기의 네가 참 맘에 드는구나!

침묵은 나의 잘못, 그것이 나쁘고
슬프다는 것도 잘 안다
영혼은 오로지 한순간에만 눈에 띈다는 사실도
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아가는 새처럼

12:23 am →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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